4편: 주방 미니멀리즘: 만능 조리도구 선택과 싱크대 상하부장 비우기

 

독립 후 요리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주방 용품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게 됩니다. 파스타 전용 냄비, 계란말이용 사각 팬, 감자 으깨기, 마늘 다지기 등 SNS에서 유용하다고 광고하는 아이템을 하나둘 사 모으다 보면 좁은 원룸 주방은 금세 포화 상태에 이릅니다. 정작 자주 쓰는 물건은 두세 개에 불과한데, 싱크대 문을 열 때마다 와르르 쏟아지는 밀폐용기와 냄비 뚜껑을 받아내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주방이 복잡하면 요리 전후의 과정이 모두 귀찮아집니다. 물건을 꺼내기 위해 다른 물건을 치워야 하고, 설거지 후 말리는 과정에서도 공간이 부족해 조리대 위가 늘 어지럽게 방치됩니다. 주방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가짓수를 줄여 동선을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요리 도구를 멀티플레이어로 교체하고, 싱크대 상하부장에 보이지 않는 여백을 만들어주면 주방은 스트레스 공간이 아닌 즐거운 창작의 공간으로 변합니다.

냄비와 팬은 딱 3개면 충분하다: 멀티플레이어의 선택

싱크대 하부장을 열어보면 크기별로 쌓여 있는 냄비와 프라이팬을 볼 수 있습니다. 1인 가구 주방에서 조리 기구의 이상적인 개수는 딱 3개입니다.

첫째, 깊이감이 있는 24cm 전골팬(웍)입니다. 이 웍 하나만 있으면 볶음 요리, 부침 요리는 물론이고 국물이 자작한 떡볶이나 파스타까지 거의 모든 요리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팬과 냄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최고의 만능 도구입니다.

둘째, 라면 2개 크기의 소형 편편한 냄비입니다. 국이나 찌개를 끓이거나 계란을 삶는 등 데우고 끓이는 용도로 매일 사용하기 좋습니다.

셋째, 가벼운 20cm 소형 프라이팬입니다. 아침에 가볍게 계란 프라이를 하거나 토스트를 구울 때 큰 팬을 꺼내 설거지하는 수고를 덜어줍니다.

이 세 가지를 제외한 특수 목적용 냄비(찜기, 곰솥 등)는 과감하게 비우거나 싱크대 가장 깊은 곳으로 격리해야 합니다. 조리도구 역시 뒤집개, 국자, 집게, 실리콘 주걱 딱 4가지만 있으면 우리나라 가벼운 홈쿡 요리의 95% 이상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싱크대 상하부장 비우기와 사각지대 없애기

물건을 줄였다면 이제 배치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싱크대 수납의 대원칙은 '무게'와 '사용 빈도'입니다.

눈높이에 위치한 상부장에는 가볍고 자주 쓰는 물건을 넣어야 합니다. 밥공기, 국그릇, 주로 쓰는 컵 2~3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허리를 숙여야 하는 하부장에는 무거운 냄비, 프라이팬, 식용유나 간장 같은 무거운 양념류를 수납합니다.

여기서 가장 큰 걸림돌은 사은품으로 받은 텀블러와 플라스틱 밀폐용기입니다. 상부장 한 칸을 가득 채운 텀블러 중 실제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쓰는 것은 몇 개나 되나요? 딱 2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기부하거나 비우셔야 합니다. 세트가 맞지 않아 뚜껑만 돌아다니는 플라스틱 반찬통도 과감히 버리고, 유리가 가시성이 좋아 내용물 확인이 쉬운 투명 유리 용기 4~5개로 압축하는 것이 냉장고 관리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합니다.

조리대 위를 완전히 비우는 '싱크탑 제로' 실험

미니멀 주방의 시각적 완성은 조리대(싱크대 상판) 위에 아무것도 두지 않는 '싱크탑 제로'에서 옵니다. 대부분 조리대 위에 식기 건조대, 양념통 랙, 칼꽂이, 토스터 등을 올려두곤 합니다. 하지만 조리대에 물건이 많을수록 요리할 공간이 좁아지고, 요리 중 튀는 기름때와 양념이 물건에 붙어 청소하기가 몇 배로 힘들어집니다.

식기 건조대는 설거지가 끝나고 물기가 마르면 바로 그릇을 수납장에 넣고 건조대 자체를 싱크대 밑으로 넣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양념통들도 모두 하부장이나 서랍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요리하기 전 매끈하게 비어 있는 조리대를 마주하면, 요리를 시작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한결 가벼워지고 행주로 쓱 닦아내는 것만으로 주방 청소가 끝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물건이 서랍 속에 들어가 있으면 요리할 때 불편할 것 같지만, 동선이 손에 익으면 오히려 물건을 찾기 위해 시선을 헤매지 않아 요리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이번 주말에는 주방 상부장을 열고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나 쓰지 않는 컵 3개를 비우는 것으로 주방 다이어트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핵심 요약

  • 1인 가구 주방의 조리 기구는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만능 웍을 포함해 최대 3개로 압축하여 동선을 단순화합니다.

  • 상부장에는 가벼운 식기류, 하부장에는 무거운 조리 도구를 배치하며 사은품 텀블러와 짝 없는 밀폐용기를 최우선으로 비웁니다.

  • 조리대 위 물건을 수납장 내부로 모두 넣는 '싱크탑 제로'를 실천하면 요리 공간이 넓어지고 기름때 청소가 획기적으로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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